어려서부터 자연스레 아버지 사업의 영향으로 신발에 대한 관심이 생겼고 제 또래 다른 누군가처럼 어린 시절 마이클 조던에 열광하며 에어 조던과 나이키라는 브랜드를 접하게 되었고, 어느 순간 유행이 되어버린 나이키 에어 포스를 처음 신게 되면서 스니커즈 매력에 푹 빠지게 되었습니다. 매주 받는 2만 원 상당의 용돈을 여름 방학 내내 모아서 압구정 로데오 편집숍을 찾아가 에어 포스 미드를 어렵게 사서 고등학교 시절 내내 신고 다녔던 기억이 있습니다. 비록 여름 방학 내내 친구들과 제대로 놀지도 못하고 먹고 싶은 것도 참느라 너무 고생했지만 막상 제가 원하던 에어 포스 미드를 샀을 때 그 성취감은 이루 말할 수 없을 정도로 컸고 너무도 행복했습니다.
이후 스니커즈에 대한 관심은 제 일상 전반에 이르게 되었고 관심을 넘어 업무로까지 이어지게 되었습니다.
좋아하는 스니커즈를 구매하고 소장하고 신어보며, 이쁘고 좋은 스니커즈를 다른 이들과 같이 공유하는 데 기쁨을 느꼈고 자연스럽게 개인사업으로 이어지게 되었습니다. 단순히 당시 유행하는 스니커즈뿐만 아니라 유럽 시장, 미국 시장과 남미 시장에서 인기 있으나 한국에는 잘 알려지지 않은 제품들을 발굴하고 한국 시장에 소개하며 업무의 자부심을 느낄 수 있는 나날들이었습니다.
하지만 제가 좋아한다고 해서 다른 이들도 같을 거라는 낙천적인 생각과 단순히 좋아하는 일을 하면서 돈을 벌겠다는 어리석음은 잔인한 현실의 벽에 부딪히며 제게 수없이 많은 상처를 안겨주었고 그렇게 지쳐가고 있었습니다. 당시에는 해외 직구가 지금처럼 체계적이거나 쉽게 접근할 수 있는 방식도 아니었으며 사람들의 스니커즈에 대한 관심도 비교적 많이 낮을 때라 리셀 시장도 제대로 형성되지 않았을 때였기에 제가 원하는 방식의 사업을 지속하는 데는 많은 무리가 있었습니다. 어쩌면 제가 능력이 부족했거나 시장을 잘 읽지 못했던 탓도 있지만 현실은 잔인했고 혼자 극복하는 데에는 한계가 있었습니다.
하지만 인간은 적응의 동물이자 생각보다 단순한 뇌구조 덕분인지 반복되는 상처에 무뎌지고 적응하면서 스니커즈에 대한 사랑은 꾸준히 이어졌으며 결국 다시금 제 자신의 스니커즈에 대한 사랑에 대해 되돌아보게 했으며, 어떻게 더 스니커즈와 친해지고 '내 행복으로 연결할 수 있을까'라는 끊임없는 고민과 함께, 평생 글이라고는 반강제적인 어린 시절 일기와 취업을 위한 자소서 외엔 써본 적 없는 제가 이렇게 컴퓨터 앞에 앉아 티스토리에 가입하고 키보드를 두드리고 있습니다.
지금의 시장은 제가 과거 꿈꾸던 많은 조건들이 충족되어 있습니다. 한국 시장에서 쉽게 찾아볼 수는 없지만 조금만 노력하면 다른 해외 시장에서 원하는 신발을 찾을 수 있고 또한 해외 직구 및 대행을 통해 2주 정도면 받아 볼 수 있는 많은 구매 사이트들이 앞다퉈 경쟁 중이며, 스니커즈에 관심이 많은 사람들이 모여 카페를 만들고 논의를 하며 서로 조언하고 좋은 정보를 공유하는 시대입니다. 또한 소장 가치를 충분히 이해하는 사람들 사이에서 리셀 시장은 꾸준히 성장을 이루었고 휴대폰 몇 번의 터치로 리셀 가를 확인하고 거래가 가능해졌으며 다양한 방식으로 접근이 매우 용이해졌습니다.
빛이 밝아지면 그림자도 더욱 뚜렷해지듯이 스니커즈 시장이 점점 커져가면서 당연하게 가짜 제품들도 판을 치기 시작했고 피해 사례도 상당히 많이 확인되고 있습니다. 단순히 스니커즈가 좋아서 해당 제품과 브랜드를 구매하는 것뿐만 아니라 스니커즈 자체에 대한 공부를 조금만 더 할 수 있다면 전문가까지는 되지 못하더라도 본인 스스로가 피해자가 되는 일은 막을 수 있는 방어의 수단이 하나 생긴다고 인지하며 저를 포함 스니커즈를 사랑하는 많은 분들이 신발에 대한 유익한 정보들을 더 많이 접할 수 있기를 바랍니다.
이 블로그는 단순히 독특하고 갖고 싶은 스니커즈에 대해 얘기하는 것이 아닌, 왜 특정 스니커즈가 좋고 사람들이 열광하며 인기가 있는지, 소재는 무엇이며 어떠한 스토리가 담겨 있는지 등 조금 더 원초적인 접근과 더불어 객관적인 감성을 더해 저를 포함한 스니커즈를 사랑하는 이들이 함께 공감할 수 있는 글들이 되길 바라며 저 스스로에게는 배움의 공간이며 훗날 언제든 제가 얼마나 스니커즈를 사랑했는지 확인할 수 있는 기록이 되길 바랍니다.